2026년 벤처투자 표준계약서·벤처투자법 개정, 창업자의 책임은 어떻게 달라졌나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가 마련한 벤처투자 표준계약서가 2026년 6월 30일 3년 만에 개정되고 다음 날 개정 벤처투자법과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표준계약서와 법령이 최근 함께 바뀌었습니다.
표준계약서 개정의 초점은 사업 실패의 비용이 창업자 개인에게 쏠리던 구조를 바꾸는 데 있습니다. 주요 개정 사항은 계약서 체계의 개편, 사전동의권의 완화, 주식의 종류와 전환가액 조정, 상장 의무, 제3자 연대책임의 다섯 가지입니다. 먼저 32종이던 통합형 계약서는 투자계약서와 주주간계약서로 나뉘어 5종으로 정리되었고, 투자자 전원의 동의를 요구하던 사전동의권은 의결권 주식 3분의 2 이상의 동의로 바뀌었습니다(주주간계약서 제5조). 이 다섯 가지 중 이하에서는 창업자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창업자는 투자계약에서 회사와 별도로 의무를 부담하는 당사자인 이해관계인으로 서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하에서는 이해관계인인 창업자를 창업자로 통일하여 씁니다.
창업자의 부담을 완화한 세 가지 변화
표준계약서의 개정 중 창업자의 부담을 완화해 주는 내용은 아래의 세 가지입니다.
첫째로는 투자대상 주식으로 전환우선주를 기본안으로 두어 상환우선주가 선택 조항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초기 기업은 배당가능이익이 없어 상환권 행사가 어려운데도 상환전환우선주가 투자금 반환의 압박으로 작용해 왔다는 지적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로는 전환가액 조정 조항입니다. 기존 원칙이던 최저가 기준(풀래칫)은 후속 투자가 종전보다 낮은 가격에 이루어지면 그 규모와 관계없이 기존 투자자의 전환가액을 후속 발행가액까지 낮추는 방식이어서, 소규모 저가 발행 한 번으로도 창업자 지분이 크게 희석되었습니다. 가중평균 방식은 후속 발행의 가격과 수량을 함께 반영하므로 희석 폭이 후속 투자 규모에 비례합니다.
마지막으로 상장 의무 관련 조항은 결과 의무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의무로 바뀌었습니다(주주간계약서 제11조). 상장 지연만으로 계약 위반이 되어 주식매수청구로 이어지던 구조가 해소된 만큼, 상장 외에 제3자와의 인수·합병 등도 실질적인 선택지로 함께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실제 추진 단계에서는 사전동의 조항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벤처투자법상 연대책임 제한 규정의 한계
법 개정으로 이미 시행 중인 벤처투자법 제52조 제2항 제4호의2는 회사가 부담하여야 하는 의무를 제3자에게 연대하여 부담시키는 행위를 업무집행조합원의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취지의 규정이 개인투자조합(제14조 제2항 제4호의2), 창업기획자(제27조 제1항 제2호의2), 벤처투자회사(제39조 제1항 제2호의2)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표준계약서도 이를 반영하여, 창업자가 회사의 의무를 연대하여 부담하는 경우를 고의 또는 중과실로 ①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투자금을 납입하게 한 경우, ② 진술과 보장이 거짓으로 확인된 경우, ③ 투자금의 사용 용도를 위반한 경우, ④ 계약에 반하여 주식을 처분한 경우의 네 가지로 제한합니다(주주간계약서 제18조 제4항).
다만 벤처투자법상 연대책임 제한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사항은 유의하여야 합니다.
첫째는 규정의 성격입니다. 해당 조항은 업무집행조합원이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정한 것으로서, 위반 시 해당 업무집행조합원에 대한 제재사유가 될 뿐(같은 법 제62조 제1항 제6호) 그 계약 조항이 곧바로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둘째는 해당 규정의 적용 대상입니다. 벤처투자법은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한 투자기구를 전제로 하므로,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는 이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점을 유의하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연대책임 제한의 범위입니다. 벤처투자법의 해당 규정은 회사의 채무를 창업자에게 함께 부담시키는 행위만을 제한하므로, 창업자가 계약 당사자로서 부담하게 되는 의무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이하에서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연대책임 제한이 닿지 않는 영역 ㅡ 투자계약상 창업자 본인의 의무
투자자가 회사가 아닌 창업자를 겨냥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회사를 상대로 한 회수 장치에는 두 가지 제약이 있습니다. 하나는 특정 주주에게만 원금과 수익을 보장하는 약정이 주주평등 원칙에 어긋나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려면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이 있어야 한다는 점인데, 이런 조항이 발동되는 국면은 사업이 부진하거나 상장이 무산된 때여서 배당가능이익이 없는 시기와 겹칩니다. 결국 회사를 상대로 한 회수 장치는 투자자에게 정작 필요한 때에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연대책임을 제한한 바로 그 조문 안에 창업자 본인의 의무를 따로 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상환전환우선주 주주간계약서 제18조 제2항 : 이해관계인은 투자자가 회사에 대하여 인수주식에 관한 상환청구 또는 주식매수청구를 하면 회사의 대주주 내지 임원으로서 회사가 배당가능이익의 범위 내에서 상환 또는 주식매수에 성실히 응할 수 있도록 업무를 집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같은 조 제3항은 배당가능이익이 부족하면 준비금 감소 등 법률상 가능한 절차를 이행하도록 할 의무까지 지웁니다. 주의할 것은 이것이 연대책임이 아니라 창업자 본인의 의무여서 앞의 연대책임이 발생하는 네 가지 사유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표준계약서는 제18조 제2항과 제3항 위반을 주식매수청구권의 발동 사유로 두었고(제15조 제2항 제5호), 위약벌도 청구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제16조 제3항).
위와 같은 창업자의 책임이 실제로 인정된 사건이 2026년 4월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 회사와 창업자를 상대로 투자금 상환을 청구한 사안에서 법원은 회사가 특정 투자자에게만 원금 회수를 보장하는 약정은 주주평등 원칙에 어긋나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창업자 개인에게는 주주평등 원칙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창업자가 약속한 상환의무는 유효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같은 달 확정된 다른 사건에서도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청구로 회생절차에 들어간 회사의 창업자가 원금에 연복리 15퍼센트를 더한 약 13억 원을 부담하였습니다.
이러한 투자금 상환 관련 법적 책임에 더해, 그 의무를 이행할 방법도 투자계약상 제한됩니다. 창업자가 개인 채무를 갚으려 지분을 팔려 해도 투자자의 사전 서면동의 없이는 주식을 처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주주간계약서 제13조).
결국 연대책임 제한 조항에도 불구하고 창업자는 본인의 고유한 의무를 정한 조항과 그 위반에 붙은 주식매수청구권 및 위약벌 조항의 구속을 여전히 받게 됩니다.

투자협상 단계에서 확인할 다섯 가지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투자대상기업은 투자계약서 작성 시 대표적으로 아래 다섯 가지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투자기구 운용대상의 적용법령 확인 : 투자자가 등록 벤처투자조합인지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인지 먼저 봅니다. 후자라면 벤처투자법에 따른 회사채무에 대한 창업자의 연대책임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아래와 같이 투자 계약 문언으로 직접 방어해야 합니다.
2. 책임부담 주체의 명확화 : 회사의 의무와 창업자의 의무가 한 문장에 묶여 있다면 조항을 나누거나 각 책임별 부담주체를 명확하게 분류하여 기재하여야 합니다.
3. 책임 범위 한정 : 불가피하게 창업자가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면 창업자 책임의 발생요건을 고의 또는 중과실로 한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 주식매수청구권 조정 : 투자자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사유를 중대한 계약 위반으로 제한합니다. 매수대금은 ① 발행가액에 연 12퍼센트를 더한 금액, ② 최근 1년간 최고 거래가, ③ 합의한 평가기관이 산정한 본질가치 중 가장 높은 금액으로 정해지므로(제15조 제3항), 이율과 산정 기준을 함께 협상할 필요가 있습니다.
5. 진술 및 보장 점검 : 상장 의무가 완화된 이후 투자자는 진술 및 보장 위반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사유로 주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투자계약 체결 당시 창업자가 확인이 어려운 사항에는 진술보장 사항을 창업자가 알고 있는 범위 내로 한정하는 문구를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정 이후에도 남는 과제
이번 표준계약서와 관련 법령의 개정으로 창업자의 위험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된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연대책임에 대한 제한이 도입되었다고 하여 창업자가 기존에 부담하던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연대책임 제한은 업무집행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근거일 뿐이고, 표준계약서 역시 권고안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개정의 취지가 계약서에 실제로 담기는지는 결국 개별적인 투자계약 협상에서 정해집니다.
창업자가 지는 위험은 어느 한 조항에 몰려 있지 않습니다. 이해관계인의 정의, 진술 및 보장, 상환 및 주식매수청구, 위약벌 조항이 맞물려 하나의 구조를 이루므로, 문제가 되는 것은 개별 조항보다 조항들 사이의 관계입니다. 투자계약서를 받았다면 그 연결 구조까지 꼼꼼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FAQ
Q. 개정 전에 체결한 투자계약에도 이번 개정 내용이 적용되나요?
A.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표준계약서는 권고안이므로 기존 계약의 내용을 바꾸는 효력이 없고, 벤처투자법의 연대책임 제한도 시행 이후의 업무집행조합원 등의 행위를 규율하는 것이어서 이미 체결된 계약 조항 자체를 무효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다만 후속 라운드나 계약 변경·합의서 작성 시점이 오면 그때 기존 조항을 함께 정비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Q.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 창업자의 의무도 끝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주주간계약은 투자자의 잔여 지분이 인수 주식의 10퍼센트 미만이 되거나 회사가 상장한 때에 종료하고(제19조 제1항), 그 전에 이미 발생한 의무에는 영향이 없습니다(같은 조 제2항). 기술 이전·겸업 제한은 퇴사하거나 주식을 전부 처분한 뒤에도 2년간 유효합니다(제4조 제3항). 사임이나 지분 정리만으로 벗어나지지 않습니다.
Q. 표준계약서가 전환우선주를 기본안으로 권고해도 투자자가 상환권을 요구하면 어떻게 하나요?
A. 권고안이므로 거절할 근거는 되지 못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상환권 자체를 없애는 협상보다, 상환권의 발동 요건을 좁히는 협상이 타결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① 행사 개시 시점을 늦추고, ② 행사 사유를 중대한 계약 위반으로 한정하며, ③ 상환가액의 이율을 낮추고, ④ 창업자의 상환 협력 의무(제18조 제2항·제3항)를 회사의 상환 의무와 분리해 위약벌 대상에서 빼는 방식입니다. 특히 ④는 본문이 지적한 "연대책임 제한이 닿지 않는 영역"에 직접 대응하는 부분이라 우선순위를 둘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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